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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 2

틈새 혹은 사이

밀접하게 연결된 다양한 관계들, 그 사잇점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공통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 경계선엔 '불안'이 기저에 깔린다. 인간 근원에 존재하는 '불안감', 그것을 통해 인간은 세상을 그리고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불안한 토대 위에 지어진 모래성, 바닷바람에 날아가거나 폭풍으로 불어난 바닷물에 휩쓸려 버리기가 쉬운, 그러한 관계들의 연속. 생겨나면 사라진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하지만 예외적으로, 이 사람에게는 조금 더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자신도 기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지 못하면서) 그런 사람과 사랑 혹은 연애를 시작한다. 내게 타인보다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와준 사람. 어두운 공간에 작은 빛을 비춰준 사람. 그가 어떤 가면을 쓴 채 어떤 생각을 하..

short thoughts 2018.12.26

몸이 아팠다

여행을 다녀오는 날, 몸이 아팠다. 상태가 좋지 않아서 병원을 가야했지만 점심시간이라 병원 접수 자체가 불가능했고 곧바로 기차시간이 다가와 가질 못했다. 서울에 와서도 저녁이라 죽으로 끼니를 해결한 뒤 집으로 향했을 따름이다. 기차에서 내내 멀미가 나서 더 힘들었다. 증상은 새벽부터 시작이 됐는데, 갑작스레 밀려든 공허함 속 호흡의 부자연스러움, 근육이 질기게 뒤엉킨 듯한 몸살기운이 천천히 스며들어 아침이 되었을 때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일단 입맛이 뚝 떨어졌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미각을 느끼는 기능이 저하되면 삶을 한 걸음 떨어져서 보게 될 때가 있다. 내가 그러했다. 1초 동안으로 맛과 이후의 공허. 무언가를 씹고 있다는 생각과 위장의 메스꺼움, 욱신거리는 몸의 고통. 괴로웠다. 일요일에서 월요일까지..

short thoughts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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