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가족이 병원에 입원해 간병을 하느라 무리를 했는지.
자려고 침대에 눕자, 양쪽 두다리가 놀라울 정도로 저려왔다 .
"왜 저리는 게 안 풀리지?"
섬뜩한 의문이었다.
몸살 기운과 겹쳐 그대로 동네 정형외과로.
x레이 촬영 후, 젊은 남자 의사샘 왈,
첫 째, 미약하게 척추측만증이 있다는 것.
이건 예전에 다른 병원에서도 들었던 말이다. 고등학생 때 다리꼬고 소묘를 하느라 생긴 증상인 듯.
둘 째, 천추1번이 조금 앞쪽으로 밀리는 척추전방 전위증이 있으신데, 이 정도는 1mm 밖에 안 돼서 물리 치료나 필라테스를 하면 괜찮을 거라는 답변.
사라지지 않는 저림 증세는 미세하게 어긋난 척수 사이에 신경이 눌리면서 방사통 형태로 나타난다는 의견.
의사샘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정작 x레이 화면을 보던 나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가뜩이나, 엄마가 척추관 협착증 때문에 유합 수술을 하느라, 병원에 입원해 있던 상황이라 경각심을 갖게 된 것.
***
집으로 돌아온 나는 결심했다.
원인을 찾아보자.
*특정 부위의 통증은 평소 생활 습관과 깊은 연결고리가 있다고 하므로.
1. 허리에 무리가 가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기
1) 너무 짧은 화장실 바닥청소용솔.
엄마가 입원하니, 내가 집 안 청소를 도맡게 됐는데, 무수한 청소들 중 화장실 바닥을 청소하는 솔이 지나치게 짧은 걸 발견했다. 그것은 변기솔도 마찬가지였다.
다이소 몰 앱에서 서 있는 자세로 바닥 청소를 할 수 있는 기다란 솔을 냉큼 주문.
>> 나중에 사용해보니, 허리 뻐근함이 감소함. ( 효과 good )
2) 엎드려서 방바닥을 닦는 행동.
진공 청소기를 돌리더라도,
아무래도 물걸레질을 할 때는 방바닥에 앉아 여기저기 다니며 청소를 해야만 한다.
에브리봇 엣지라는 물걸레 로봇 청소기 구매.
*후기가 좋고 직접 사용해보니, 편함. 바닥도 잘 닦여서 좋았다.
>> 바닥에 장시간 굽힐 일 자체를 없애니, 삶의 질이 올라감. ( 효과 good )
3) 쓰레기 한꺼번에 버릴 때 문제점
음식물과 재활용, 일반 쓰레기를 한 번에 모아서 들고 나가느라 힘들었다.
양손으로 들어서 척추 밸런스가 조화롭지 못한 상태로 쓰레기장까지 걸어갔다가 오면, 허리나 골반 쪽이 미세 통증이 있었던 것.
그러다, 아파트 주민이 끌고 나오는 스테인리스 카트를 발견.
네이버 스토어에서 중 사이즈로, 당장 주문했다. 후기 확인은 필수!
>> 등에 날개가 달린 것처럼 세상 편해졌다. ( 효과 good )
*스테인리스 카트는 비오는 날에 끌면 녹이 스니까, 혹시 구매하시려면 주의하세요.
4) 허리가 조이는 바지에서 탈출
*굉장히 중요합니다.
고무줄 바지들은 특징이 갈수록 허리를 조여 척추를 압박해 잠자리와 평소 생활할 때 불편하다.
나는 특히 허리가 꽉 끼는 바지를 싫어하는데, 유달리 그런 바지들 천지다.
때마침 들어간 유니클로 스토어에서 XXL 스트링 바지 주문.
느슨한 고무 밴드로 되어 있지만, 실제 조절은 끈을 묶어서 한다.
저지 반바지 트레이닝 팬츠랑 줄무늬 형태의 긴 린넨바지가 세일 중이길래 득템.
>> 잘 때, 컴퓨터 할 때 완전 잘 입고 있다. 단지, 흘러내릴 때 스트링을 알맞게 묶어줘야 함. ( 효과 good )
5) 신발 주걱 긴 걸로 사기
구두주걱이 작은 사이즈만 있는 게 아니었다.
청소솔 검색하다가 굉장히 긴 걸 발견.
최대한 허리를 안 숙이고 사용할 수 있을만큼 긴 걸로 구매.
현관문 부착용 나무 걸이까지 함께.
>> 진짜 편하다. 무릎 허리에 무리가 하나도 가지 않고, 신발도 편하게 신음. ( 효과 good )
생활습관 교정은 이렇게 마무리.
결과 : 3주가 지났는데 확실히 허리로 가는 압박감이 줄었고 묵직한 느낌이 가벼워짐.
2. 가장 큰 문제 발견. 바로 '의자' 였다
평소 척추에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물건은 당연하게도 '의자'
특히, 컴퓨터용 의자다.
집에 시디즈 의자 2개가 있는데, 하나는 T50 계열 / 나머지는 T25계열이다.
평소에 주로 사용했던 T25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매했는데,
머리 받침이 없고, 등판은 메쉬 형태에 요추 지지대가 없다.
또, 손잡이 위치나 방향 조절 불가능하고, 앉는 곳이 가죽재질.
앉았을 때, 중앙 부분이 둥글게 들어간 형태.
현재 찾아보니 내가 산 제품이 단종됐다.
나는 그 이유를 면밀하게 관찰해봤다.
단종된 시디즈 T25의 문제점
1. 앉는 곳이 인체구조에 맞게 패인 상태로 나옴.
즉, 앉는 곳이 조금 어긋나면 즉시 의자가 조금씩 불편함이 증가한다.
2. 가죽 재질의 의자의 단점
천재질보다 옷에 닿았을 때 마찰력이 떨어져 미끌거리는 단점.
반바지를 입어 피부에 닿았을 떈, 과도하게 마찰 돼 더욱 불편함.
3. 메쉬 등받이의 각도조절 문제
등을 기대는 순간, 뒤로 각도가 넘어가 버려서 상대적으로 허리에 힘이 많이 들어감.
머리받침대가 없어서 목과 척추, 요추 전체에 긴장감이 심각해짐.
4. 고정된 손잡이
짧고 애매한 길이라 의자 높이 조절로 맞추려는데, 상당히 불편.
팔꿈치 기대면 피부가 눌리고 통증이 옴.
5. 등받이와 의자 앉는 부분의 애매하게 뜨는 공간
앉았을 때 뭔가 척추와 엉덩이가 등받이와 의자 앉는 부위에 미묘하게 어긋나는 느낌.
붕 떠서 척추에 힘을 빡줘서 앉는 사람이 힘을 줘야만 함.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의자가 불편해, 자세를 계속 바꿈.
척추에 치명적인 양반다리 자세부터 시작해, 책상 위에 양두다리를 얹고 등받이에 기대 앉는 해먹에 누은 듯한 자세까지.
바로 이게, 내 척추에 무리를 주는 이유였던 것이다.(소름)
게다가 T25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다리저림이 갈수록 심해졌던 과거의 경험들까지.
처음엔 발이 차가워지고, 종아리가 저리다가 허벅지까지 저려서 일어나야만 했다.
산책을 다녀오면 나아졌다가 다시 앉으면 시작되는 요추부위 통증과 척추의 뻐근함, 다리저림.
***
옆에 병풍처럼 세워놨던 T50을 꺼내, 내 인체에 맞게 조정을 하고 1시간 착석해봄.
>> 세상에나 허리가 가벼워지고, 다리저림도 완화가 된다?!
그리고 불현듯 스쳐가는 과거의 기억.
때는 바야흐로 10년 전.
3만원 대의 요추받침대가 달린 의자를 사용하다가 척추에 심각한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갔었다.
물리치료 2주.
약침? 이라고 그걸 등 전체에 놨는데...
너무 더 아픈 거였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약침 맞은 부위 통증이 가라 앉는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
그 사이, 나는 3만원 요추받침 의자를 버려버리고, 시디즈 매장으로 가게 된다.
T50을 거금 45만원을 주고 구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의자 사용 후 한달이 지나자 허리가 말끔하게 나아버린 것.
왜 이걸 지금에서야 떠올렸는가?!
묻는다면, T25도 시디즈니까 당연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T50은 블랙인데, T25는 디자인적으로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자주 사용했던 이유도 컸다.
의자를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물론 자세를 바로 하고 써야함)
척추의 편안함이 달라진다는 것의 현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 계기.
시디즈 T50의 장점과 단점
1. 장점
*완벽한 커스텀이 가능하다.
- 머리받침 위치 조절이 가능하고 등판메쉬 받침과 이어지는 구조.
- 요추 받침대가 있어서 편하게 등을 기대기 좋음.
- 등받이가 고정된 형태가 뒤로 넘어가지 않음. (척추가 편함)
- 손잡이 높낮이, 좌우 조절 가능.
- 의자 엉덩이 받침대가 메모리폼이라 앉는 자리가 조금 어긋나도 금세 내 신체에 맞게 변함.
2. 단점
오래 사용시, 문제점 발생.
- 메모리폼이 경화돼 가루가 떨어지고 갈라짐.
>> 적어도 3년 정도 사용하면 시디즈 고객센터에 문의를 넣어 바꿔주는 게 좋을 듯.
- 머리 받침대도 노후화 돼 코팅재질이 벗겨지는 문제
>> 의자받침대와 함께 교체 가능.
- 바퀴도 노후화되면 바닥에 까만 자국이 남고, 끈적거림.
>> 마찬가지로 함께 교체.
현재 사용하지 않고 모셔놓았던 T50은 이렇게 세 가지 부품을 교체해놓은 상태였다.
마치 새 것과 같아 현재는 잘 사용 중이다.
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가 하루 중 가장 길게 보내는 공간.
바로, 침실이다.
베개와 잠자는 자세 체크하기
참고로, 나는 크라운 구스의 구스다운 베개에 정착한 상태.
잘 때, 기이한 심장 빈맥 문제를 겪어오면서 베개 교체만 5개 째에 이르러 마지막 종착지다.
5년 정도 사용했던 터라, 구스다운 털이 많이 빠져 그람 수 높은 걸로 또 구매했다.
그리고, 척추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추천하는 자세가
옆으로 누웠을 때,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고 누워 척추 하중을 줄여 주는 거다.
구스털이 줄어든 베개를 무릎 사이에 끼우고, 새 베개를 벤 상태로 옆으로 누워보니,
>> 세상 편안. ( 효과 good )
이젠 대망의 마지막!!
바로, 운동이다.
잠들기 전 30분, 매트 스트레칭과 코어 운동
일주일에 5회 이상 하고 있다.
검색해보니, 척추전방 전위증이 있는 사람들은 윌리엄 운동을 하면 좋다고 한다.
유튜브 검색해보니, 내가 하는 스트레칭 루틴에 이미 들어가 있음. (개이득)
또, 척추전방 전위증이 있는 사람들은 맥켄지 신전운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엎드려 누워서 양팔을 바닥에 받치고 활처럼 등을 휘는 그 자세 말이다.
어쩐지, 그 스트레칭 할 때마다 요추 압박이 심하더라니.
신전운동은 2세트 하던 걸 가볍게 한 번만 해주는 걸로 바꿨다.
최대한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게.
이렇게, 생활습관 교정과 의자 교체, 그리고 운동까지.
삶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며, 교정을 하고 나니 확실히 다리저림 증세가 거의 사라지다시피했다.
완전히는 아니다.
시디즈 T25 의자에 몇 년 간 앉으며, 앉는 자세가 조금 기형적으로 굳어 있다는 걸 발견.
T50에 앉아보고 나서 굳어진 자세 때문에 요추부분에 힘이 빡들어가고 앞으로 자세가 뜬다, 자꾸.
편하게 의자에 앉지 못하고, 자꾸만 힘을 주게 된다는 것.
이건 차츰차츰 T50에 맞게 자세가 교정되어야 할 부분이라는 판단.
예전의 다리 저림과 둔한 감각들은 90퍼센트 이상 사라진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지금도 운동을 며칠 건너 뛰거나 하면 허리 압박감이 찾아온다.
운동은 평생 해야한다는 깨달음. ㅎㅎ
또, 잘 때 옆으로만 너무 누워도 좋지 않다. 정자세가 제일 편함.
사실 구글에 검색했을 때, 자세 교정기 같은 걸 보고 혹해서 사볼까? 싶긴 했었다.
하지만 그거 30분 찬다고 그렇게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래서 내 생활에 대해 전반적 점검을 해보고, 문제점들을 하나씩 교정해나가다 보니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비교적 척추통증과 다리저림 초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포스팅으로 남긴다.
또, 혹시라도 지금의 이 배움을 잊어버릴 지도 모를 미래의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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