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오는 날, 몸이 아팠다. 상태가 좋지 않아서 병원을 가야했지만 점심시간이라 병원 접수 자체가 불가능했고 곧바로 기차시간이 다가와 가질 못했다. 서울에 와서도 저녁이라 죽으로 끼니를 해결한 뒤 집으로 향했을 따름이다. 기차에서 내내 멀미가 나서 더 힘들었다. 증상은 새벽부터 시작이 됐는데, 갑작스레 밀려든 공허함 속 호흡의 부자연스러움, 근육이 질기게 뒤엉킨 듯한 몸살기운이 천천히 스며들어 아침이 되었을 때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일단 입맛이 뚝 떨어졌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미각을 느끼는 기능이 저하되면 삶을 한 걸음 떨어져서 보게 될 때가 있다. 내가 그러했다. 1초 동안으로 맛과 이후의 공허. 무언가를 씹고 있다는 생각과 위장의 메스꺼움, 욱신거리는 몸의 고통. 괴로웠다. 일요일에서 월요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