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다. 유혹에 휩쓸리게 된 경우도 있고, 현실적 이유로 인한 타협일 수도 있다. 불가피한 특정 상황을 마주한다는 것은 곧 신속한 선택이 요구되는데 코 앞에서 회피한다 하여도 악몽처럼 선택의 순간은 결국 다가오고야 만다. 모르는 척 눈을 감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고인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썩어서 악취를 풍기다가 희미한 존재감마저 완전히 증발돼 버린다. 자신에 의한 자아의 도태, 침식 그리고 자멸. 그 후엔 무엇이 남을까? 역할극? 누구 누군가의 누구, 어디에서 일하는 누구, 몇살 누구, 여자 혹은 남자, 아줌마나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 타인 1,2,3,4,5,6,7...... 선택을 강행하는 자아의 목소리는 이따금 머릿속의 환각이 되어 메아리친다. 쾌락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