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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바라보는 자세

J.H. 2025. 4. 1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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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차>
  • 인생속의 노화
  • 함께 나이들어 가는 연예인을 보다
  • 아기에서 노인까지
  • 노화 속을 거닐며



인생 속의 노화  


나이가 들며 점점 우리는 시각적으로 늙어 가는 육체를 마주한다.
몇 가닥 씩 나던 흰머리가 돌연, 여러 가닥이 되었을 때 가슴이 쿵 내려 앉는 감각.
물론 이른 나이에 새치가 머리가 나는 사람들의 경우는 일찍부터 충격요법이 되긴 할 거다.

눈가에 꺼지는 피부와 점점 생기를 잃어 가는 얼굴, 눈가와 입가의 주름 따위까지.
40대 초까지는 늙는 건 나와 상관없다는 듯 지내왔지만, 더 이상 모르는 척 할 수 없는 단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게 된다.
약간의 우울감, 불쾌한 거부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들.
노화의 진행은 위에 열거한 감각들을 생생하게 만든다. 
굉장히 기묘한 감각들이다. 

그러다보니, 과거의 사진을 보게 되고 생기 넘치는 어리고 젊은 시절을 보며 마치 봄날의 꿈과 같다는 추억에 잠기게 된다. 아마도 모두가 그럴 것이다.
아이였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가도, 그동안 겪어온 삶의 궤적을 보면 한숨 푹 내쉬며 지금이 낫지 싶기도 하고.
혹은 자식이 있었다면, 자식을 통해 나의 잔상을 확인하며 느끼는 희열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여러분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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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이 들어 가는 연예인을 보다



자연스레 핫했던 스타들에게 시선이 가곤 한다. 예전에는 그토록 빛이 나고 닿을 수 없던 존재였지만,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그들은 더 이상 과거의 모습과 같지 않다.

동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이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시대의 스타들을 보며, 묘한 이질감을 느낀 적 있는가?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영원할 것 같았던 창창한 푸른 세계가 무너지는 감각을 그들을 통해 더욱 강렬하게 느끼며 나타난 반사작용이다. 
그들만큼은 그대로 일 거라 생각했지만, 누구도 노화를 피해진 못한다. 

얼마 전 침착맨 님의 유투브에서 들었던 말에 의하면,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와 다른 사람이다. 라는 것.

이 말을 들은 순간, 굉장한 공감을 하고 말았다.
과거를 나를 떠올리니, 지금과 달리 생각도 어리숙하고, 모든 일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 서툴고, 열정이 넘치다 못해 과하고, 친구들과 약속이 끊이질 않고.

현재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볼 법할 만큼 차이가 컸다. 
또, 연애에 빠져 있을 때는 어떠한가? 

사랑에 열렬히 응하는 싱그러움과 감정의 말도 안 되는 낙차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한심한 모습까지. 

지금은 돈을 주며 그렇게 삶에 열정을 가져보라고 해도, 사실 그렇게까지 하기가 힘들며, 그래야 할 이유조차 없다. 

평온함에 잠겨 있는 게 좋은 현재의 나는 불같이 격동하던 과거의 나와 확연히 다른 사람인 것이다.

연예인들도 그러했다.

한때는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이었다가 결혼을 하고 가족이 생겨 아이를 낳고, 평범한 행복 속에서 살아가며 안정감을 갖기도 하고.

모두의 관심을 받는 뛰어난 능력과 기량으로 펼치며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이제는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멘토로 활동하는. 

그들에게도 삶이 있고, 그들도 하나의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

나는 그들의 나이듦을 보면서 그것을 발견했다.



아기에서 노인까지


주변에 새로 태어난 친구들의 아기를 보았을 때와 노년의 끝자락에서 병실에 입원한 할머니를 보았을 때, 기묘한 공통점을 발견했다. 

삶을 이제 막 시작하는 아기와 
삶의 끝자락에 선 노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 벤자민이 현실과 반대로 노인에서 아기가 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과정이 나오는데.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벤자민 버튼이 떠올랐던 것이다.

아기처럼 요양사의 손길과 가족의 관심이 필요한 할머니.
이제 막 태어나 세상의 관심과 부모의 부양을 받아야 하는 아기.

외면은 생기가 가득한 어린 아기의 모습,
이제는 생기가 거의 빠져나가 주름이 많아진 할머니의 모습은 

서로 상반된 시작과 끝자락에서
동일한 단계를 거치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인간의 삶이라는 게 삶과 죽음에 맞닿은 순간을 거쳐야만 완벽한 마무리가 되는 것이고, 그것이 타고난 진정한 숙명이 아닐까 하는 질문이 스쳐갔다. 

누구나 젊음을 갈망하고, 그 시간에 머무르는 것을 당연한 권리처럼 여기던 때가 있지만.

사실 인간의 삶이란 시작과 과정, 끝을 모두 견디어 냈을 때 진정한 완성으로 자리 잡는 것.

그런 단순한 생각이 수면 위로 떠올라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노화 속을 거닐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 모든 삶의 변곡점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이에 맞는 삶의 경험들을 소소하게 즐기며 살아가면 되는 거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실에 마주한 위기를 버티어 내고, 노년의 삶까지 유연하게 시간을 흘려 보내는 거다. 
번잡한 고민들은 내려 놓고, 소신과 스스로를 향한 믿음을 안고서 그대로 걸어간다면, 
그게 진정한 인생을 살아가는 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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