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thoughts

일상, 빛과 그림자

J.H. 2018. 11. 1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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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태껏 우리가 바라는 대로 살아왔을까? 

대답은 '아니오'다.


명암이 드리운 일상에서 여러 곳에 분포된 먹이사슬 속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늘 '카멜레온'이 되어야만 한다. 계속해서 변화되는 삶 속에서 과연 어떤 모습이 자신의 모습일까? 


내가 가장 되고 싶은 모습? 

나랑 잘 맞는 편안한 모습?

사람들이 투사하며 바라보는 내 모습?


어쩌면 대답은 '없다' 일 수도 있다. 우리는 생각처럼 뭔가 특별한 존재가 아닌 순간을 욕망하기 위해 태어난 단순한 생물일 수도 있다. 먹고, 마시고, 자고. 기본 욕구 하에 일정한 싸이클로 매일매일 시계바늘처럼 같은 곳을 맴돌고 있는 그런 운명을 타고 났을 수도 있다. 


문제는 '고민하는 자'와 '고민하지 않는 자'로 나뉜다는 거다.

A는 자기 존재에 대해 질문하지만, B는 외부 세계의 요소들에 관심이 맞춰져 정작 자신의 본질을 들여다 보지 않는다. 질문을 하는 사람과 질문하지 않는 사람. 두 영역의 차이는 시간과 함께 갭이 커다랗게 벌어진다. 폭넓게 사고하기 위해선 질문이 굉장히 중요하다. 질문하는 자들은 단순히 욕망하기 위해서 살아가진 않는다. 어떤 사상이라든가, 자신의 가치관을 수립해 세상을 탐구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질문하는 자들을 원하지 않는다. 수직적 구도, 특유의 냉담함을 보이며 질문하는 자를 배척하고 그걸 당연시 여긴다. 

질문하지 않는 그룹은 수용하는 자들로 분류할 수 있는데 수직구도 사회는 수용하는 자들을 원한다. 회사가 제대로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기 위해서 수용하는 자들은 필수적인 구성요소이기에. 


선택을 강요받는 세상. 그게 수직구도의 핵심이다. 답은 정해져 있고, 그것을 연기해야 하는 사람들. 그럴 때 일상 속에서 네온사인이 반짝거린다. 만들어진 인공조명으로 자신의 삶을 밝히는 것이다. 스스로의 본성 속에서 우러 나온 것이 아닌 '회사에 다니면 이렇게 해야하는 거니까'라며 합리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안심을 한다. 이순간 인간 내면의 사회성이 차오른다. 하지만 그곳에 행복은 존재할까? 그것은 남들과 어루어져 살아간다는 만족감인 동시에 남이 곧 나고 내가 곧 남이 되어 서로의 삶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생긴 허상으로 점철된 '온기'는 아닐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통속적인 일상의 주인공이 되어 모두라는 집단에 안착해 '양지의 소비자'로서 자본주의를 이루는 세포 하나로 자리잡는 순간이 아닐까? 


어두운 이면에는 늘 불만이 억압돼 있다. '나'로 태어나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어 있는 듯한 답답함에 사로잡혀 공허한 사회를 마주하는 매일. 일상이 즐겁지 않다. 오늘은 언제 끝나나, 빨리 내일이, 아니 주말이 왔으면 좋겠다. 평일의 무게감에 짓눌린 채 수직구도 속에 적응한 척 살아가는 매일은 갈수록 버거워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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