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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s 21

음악 효과

특정한 음악을 들을 때 (특히 이어폰이나 헤드셋으로) 눈이 보이는 공간에 독특한 무드가 덧입혀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익숙했던 공간은 특정 음악을 구성하는 리듬과 속도 멜로디의 높낮이에 따라서 순식간에 재건축된다. 마치 다른 장소로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Tv광고, 라디오, 유투브, 영화나 드라마 혹은 뉴스, 지나가는 행인에게서도 우리는 늘 음악에 둘러싸여 생활한다. 익숙하면서도 귀에 꽂히는 멜로디는 심지어 더욱 듣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히기까지 한다. 음악은 곡이 재생되는 짤막한 시간 안에 인간의 마음 깊숙한 곳에 침투해 여러 효과를 각인시킨다. 때문에 음악은 생각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며 서서히 사람의 내면에 스며들어 그 안에 비가시적 사운드로 다양한 상을 투사하고 독특한 기억을 생성하며 시공간의 기..

short thoughts 2018.12.24

삶의 불완전성과 공황장애

현대인들이 흔히 시달리는 ‘공황장애’ 그 원인을 파헤쳐보고 싶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바라보진 않는다. 그저 태어났고 매일 아침 눈을 뜨기에 시류에 휩쓸리듯 살아간다. 불분명한 목표의식, 미숙한 자아의 좌절, 어딜가든 그림자처럼 뒤쫓아오는 경쟁구도. 흔들리고 불완전한 인생. 돈으로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멈춘다면 삶의 연속성도 힘을 잃고 만다. 한 사람의 사람이 인생을 평온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매달 수익이 있어야 한다. 그 사실은 어릴 적부터 부모를 바라보며 깨닫게 되는데 무언가 강압적인 상황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 역시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빨리 돈 벌어서 어른이 되고 싶다.’ 청소년기에 누구나 한 번쯤 했을 법한 생각이다. 적은 용돈으로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거나 친구..

short thoughts 2018.12.2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견디기 힘든 이유

밀란 쿤데라의 소설 이야기는 아니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각을 말하는 거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 존재가 깃털보다 가벼워지는 순간에 대한 위화감과 불안함을 말하고자 한다. 사회적 인간, 어디를 가도 어느 무리에 소속이 되어 그룹화 생활을 하게 되는데 요즘처럼 sns가 활발한 시대에는 더욱 그 그룹화가 뚜렷하게 개인의 삶을 침범해 온다. 혼자라는 고독감은 소셜라이징을 통해 완화되곤 하는데 어떤 이들은 인간 소통의 과정에서 더욱 커다란 고독을 마주하게 된다. 공동체 안에서의 사소한 소외, 그것이 개인의 자존감을 하락시키고 미약한 우울감을 동반한다는 전제하에 개인이 집단의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의지는 자연스레 내부로부터 반감을 불러일으켜 여러가지 상충되는 순간을 겪게 된다. 급작스레 사람들에게서 동떨어지..

short thoughts 2018.12.22

사랑과 환각

그 차이점에 대해서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둘 사이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혹은 육체적 화학작용은 때론 환상을 보여주고 그것을 사랑이라는 특정한 상태로 이끈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잿빛 세계를 통과하 총천연색의 세계로 넘어온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싱그러운 특별함을 마주하게 되고 설렘은 옵션처럼 따라붙어 신경질적이던 사람의 성격마저 온화하게 변화시킨다. 물론, 이 작용은 오래가지는 않는다. 연인들 사이에선 바이오리듬처럼 업앤다운이 생겨나고 어느 날은 한없이 좋았던 상태였다가도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서로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다가 연락마저 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이별은 당자들에겐 때로 충격을 선사하는데 가족처럼 친근하게 지내던 대상을 잃었을 때의 위화감이 그 원인이다. 돌연 멀어..

short thoughts 2018.12.18

몸이 아팠다

여행을 다녀오는 날, 몸이 아팠다. 상태가 좋지 않아서 병원을 가야했지만 점심시간이라 병원 접수 자체가 불가능했고 곧바로 기차시간이 다가와 가질 못했다. 서울에 와서도 저녁이라 죽으로 끼니를 해결한 뒤 집으로 향했을 따름이다. 기차에서 내내 멀미가 나서 더 힘들었다. 증상은 새벽부터 시작이 됐는데, 갑작스레 밀려든 공허함 속 호흡의 부자연스러움, 근육이 질기게 뒤엉킨 듯한 몸살기운이 천천히 스며들어 아침이 되었을 때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일단 입맛이 뚝 떨어졌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미각을 느끼는 기능이 저하되면 삶을 한 걸음 떨어져서 보게 될 때가 있다. 내가 그러했다. 1초 동안으로 맛과 이후의 공허. 무언가를 씹고 있다는 생각과 위장의 메스꺼움, 욱신거리는 몸의 고통. 괴로웠다. 일요일에서 월요일까지..

short thoughts 2018.11.29

일상, 빛과 그림자

우리는 여태껏 우리가 바라는 대로 살아왔을까? 대답은 '아니오'다. 명암이 드리운 일상에서 여러 곳에 분포된 먹이사슬 속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늘 '카멜레온'이 되어야만 한다. 계속해서 변화되는 삶 속에서 과연 어떤 모습이 자신의 모습일까? 내가 가장 되고 싶은 모습? 나랑 잘 맞는 편안한 모습?사람들이 투사하며 바라보는 내 모습? 어쩌면 대답은 '없다' 일 수도 있다. 우리는 생각처럼 뭔가 특별한 존재가 아닌 순간을 욕망하기 위해 태어난 단순한 생물일 수도 있다. 먹고, 마시고, 자고. 기본 욕구 하에 일정한 싸이클로 매일매일 시계바늘처럼 같은 곳을 맴돌고 있는 그런 운명을 타고 났을 수도 있다. 문제는 '고민하는 자'와 '고민하지 않는 자'로 나뉜다는 거다.A는 자기 존재에 대해 질문하지만, B는 ..

short thoughts 2018.11.19

극단적 대비

광고에는 '극단적 대비'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피자몰에서 풍족한 식사를 하던 중, 갑작스레 좀비영화가 떠올랐다. 좀비들의 식량은 다름아닌 살아있는 인간. 그렇다면 인간들의 식량은? 그러한 재난물에서 공통적으로 식량은 생존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식량을 쟁취하기 위한 생존싸움이 발생하는 건 당연한 수순. 좀비에게 쫓기던 A, 3일간 제대로 된 식량을 구하지 못해 기진맥진 상태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전력질주하며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쏟아 내달린다. 달리고 달리던 중 발견한 거대한 철문. 좀비떼가 뒤에서 몰려들고 있다. A는 철문 앞에 있던 홍체인식 렌즈에 눈동자를 맞춘다. 철문이 열리고 A가 들어가자, 잽싸게 닫힌다. 안은 호화로운 뷔페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모 기업의 뷔페다. 철문..

short thoughts 2018.11.16

회사를 나왔다

참고 참았던 순간들이 세상 밖으로 터져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만두겠다고 수없이 되뇌던 순간들이 실현됐고 명치에 맺혔던 응어리도 날카로운 화살촉이 되어 목표를 향해 날아갔다. 화살은 적중했다. 나는 마지막에야 합당한 사과를 들을 수 있었다. 과유불급. 늘 되새기는 말이다. 적당한 기준을 유지하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한 기업체의 관리자라면 마땅히 가져야할 덕목이라 생각한다. 만일 관리자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때 그 사업장은 눈치싸움과 암투로 얼룩져 일하는 사람들에게 온갖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는 장소가 되고 말것이다. 그것은 회사가 기우는 극적인 사유가 될 수 있다. 며칠 간 집에서 푹 쉬었다. 하루가 납짝한 판처럼 흘러간다. 회사를 그만두길 결심하며 준비하려던 작업들은 여전히 더디다. 좀..

short thoughts 2018.11.09

나답게

나다운 것은 무엇일까? 특정한 행동과 생각을 했을 때 나 스스로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 적당한 만족감과 자유로움이 감돌며 조화로운 상태다. 타인을 삶에 들여놓으면 나다움이 차츰 변해가는 걸 경험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신을 잃고 타인에 물들어 방황하게 된다. 때론 지나친 스트레스로 몸이 아프게 된다. 지금 내가 몸살에 시달리는 이유가 그렇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타인을 받아들이는 건 쉽지 않다. 참는다 하여도 신체는 거부하기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불러와 일상에 지장을 초래한다. 중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타인에게 내 영역을 쉽게 내어주어선 안 된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 이성적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또 주변사람들이 특정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역시 관..

short thoughts 2018.10.16

진실 그리고 사랑

매순간을 '진심'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쾌락이나 개인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4대 성인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그러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선 붓다처럼 쾌락을 향한 본능을 전부 거세한 채 세상의 진리를 탐험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밖에는 없을 뿐이니까. 만일 그 '진심'이라는 게 욕망과 관련된 것이라면 모두가 진심을 다해서 살아간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내가 말하는 '진심'이란 지극히 순수한 영역의 숭고한 것이다. 타인을 위한 희생이라든가, 인류를 위한 보편적 가치를 위해 연구하는 것이라든가, 이기심과는 연결됨이 없는 박애주의에 가까운 개념이다. 때로 인간은 사랑에 빠진다. 사랑은 굴절된 렌즈와도 같다. 한 대상을 비현실적으로 미화시키며 사..

short thoughts 2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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